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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가는 대선…70년전 해방정국 논쟁에 민생·미래 안보여
  • 글로벌코리아
  • 승인 2021.07.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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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 글로벌코리아)


(서울=글로벌코리아) = 여야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시자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해방 직후 '미(美) 점령군' 용어를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대선 국면에 들어선 정치권이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지사가 일반인들에게 반미(反美)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용어를 언급하자, 윤 전 총장과 야권이 기다렸다는 듯 이 지사를 급진 좌파 세력으로 몰아 이념 공세를 퍼부어 '색깔론'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보이는 대신 70여전 전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일을 앞다퉈 정치에 끌어들여 퇴행적·비생산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시작은 이 지사의 지난 1일 발언이었다. 당시 이 지사는 경북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언급,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서 다시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나.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육사 시인 같은 경우도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하지 않았냐"며 "그 점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충분한 역사적 평가나 예우나 보상을 했는지 의문이고, 그런 면에서 보면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육사 시인 등 독립운동가 공적 인정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의 언급을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로 요약하고,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받았다"며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떤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도 비난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김원웅 광복회장처럼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말은 한 적 없다. 해방 직후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공식 지위가 소련군과 마찬가지로 '점령군'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38선 이북에 진주한 소련군과 이남에 진주한 미군 모두 점령군이 맞다. 미군의 포고령에도 점령군임이 명시돼 있다"며 "총장님의 저에 대한 첫 정치발언이 제 발언을 왜곡조작한 구태색깔공세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받아쳤다.

그럼에도 야권에선 여전히 이 지사의 발언을 '반미'로 몰아가며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대한민국 건국이 잘못됐다면 왜 대한민국에서 도지사를 하며 대통령을 하려 하는가. 지리산에 들어가 빨치산을 하든지, 강화 앞바다에 가서 '억강부약 대동세상' 백두혈통이 지배하는 북한으로 망명하든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원색 비난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지사가 세우겠다는 '새로운 나라'는 반미의 나라, 반일의 나라인가"라고 되물었고, 서병수 의원은 "1945년 한반도에서 미군을 점령군이라 볼 자는 친일파거나 일제밖에 없다. 이재명씨는 친일파인가? 일본제국주의의 계승자인가?"라고 물었다.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단어 하나에 집착해 역사적 인식 전반을 단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무리한 비판을 퍼붓는 단선적인 정치공세다.

이 지사도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인식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는 발언으로 빌미를 제공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 "학술적으로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정치는 어떤 말이 미칠 파장까지도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역사 논쟁이 "서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네거티브 공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이 지사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고려한 목소리를 냈고,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은 보수층 결집을 위해 반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이 지나치게 공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한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철 지난 색깔론'이 이어지고 있다"며 "2030세대, 중도층은 역사공방에 관심이 없다"며 "민생, 불평등, 주거문제 등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친일·반일, 친미·반미를 따지고 있다. 유권자는 생뚱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던 윤 전 총장이 이 지사의 역사인식을 공격한 것은 X파일, 쥴리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덮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분석도 나왔다. 공방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던 윤 전 총장도 앞으로는 이 지사를 포함한 여권을 향해 공세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내 선거에서 항상 있어왔던 네거티브가 향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 지사 발언을 문제삼아 정통성을 부정했다는 프레임 공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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